물건의 값이란 상대적이면서도 비교적 정직한 편이라 비싼 만큼 제값을 하기 마련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저렴하고 기능적이면서 디자인이 좋은 물건도 많다. 여느 볼펜보다 저렴하지만 스테디셀러가 된 모나미153 볼펜, 세계 잡화 시장의 자랑스러운 한국 명품인 777손톱깎이나 파리를 잡을 때나 등 긁어줄 사람이 필요할 때 요긴한 파리채처럼. 월간 <디자인>은 디자이너 50명에게 1만 원 이하의 값진 디자인을 꼽아달라고 했다. 50가지의 물건을 사는 데 든 비용은 총 23만 1510원. 50만 원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우리 생활에 유용하고 좋은 디자인 50가지를 매일 마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 제조사 및 디자인 ▶ 출시 연도 ● 구입처 ▲ 가격 ◆ 추천 이유 # 추천인

01 글래스 메이트
■ 지구화학사 ● 대부분의 문구점 ▲ 12자루에 2100원
◆ 종이로 만든 연필 기둥과 실을 넣어 연필심을 깎아 쓰는 패러다임에 정면 도전한 천재적인 메커니즘의 산물. 글래스 메이트(glass mate)는 유리에 쓰는 필기도구로 시작됐다. 이 필기 도구의 심은 기름 덩어리로 만들어 빨리 닳는 이 특징이다. 때마다 칼로 깎아서 써야 했다면 스트레스가 대단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캘리그래프가 필요할 때 표면이 약간 거친 종이에 글래스 메이트를 사용해 글을 쓰곤 한다. 심이 무르기 때문에 쓰는 힘의 조절이 그대로 표현되고 농담과 강약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 백종열 617 대표
02 도루코 1회용 면도기
■ 출시 당시 성도상사, 현재 도루코 ▶ 1980년대 ● 마트, 사우나 ▲ 10개 번들 2000원대
◆ 1회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만큼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제품이 또 있을까? 어쩌면 서민들을 위해 만든 가장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1회용인데 너무 오래 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능도 우수해 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곤란할 것도 같다. 또한 직선이 강조된 심플한 디자인에서 강한 남성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이 점은 기능뿐 아니라 감성적 측면에서도 제품 구매에 대한 설득력이 충분하다.
# 김상락 단국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03 성운전기 작업등 10호
■ 성운전기 ● 전국 철물점, 건축 자재점 ▲ 9000원
◆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작업등으로 개발자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제품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으로 좋은 디자인의 제품임을 검증해주었다고 생각한다.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 강렬한 주홍 색상을 선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구 위에 있는 고리로 커튼 고리에 걸거나 실내·외 이곳저곳에 걸면 멋진 연출이 가능하다.
# Joon Oh! 오준식 현대카드 디자인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04 평화 353 스테플러
■ 평화 코리아 디자인실 ▶ 1997년 전후 ● 부산 영남화방 ▲ 5500원
◆ 모던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오래된 느낌이 전혀 없다. 우수한 내구성도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 15년이나 사용했는데 도색이 전혀 벗겨지지 않았다. 밑바닥 재질이 고무라 미끄럼 방지가 가능하고 명확한 ‘Made in Korea’를 새긴 점도 무척 흡족하다.
# 홍동식 부경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05 연필깎이 칼
■ 도루코 ● 동네 문구점 ▲ 150원
◆ 지금은 ‘커터칼’이라 불리는 칼을 많이 사용하지만 문구점에서 150원에 살 수 있는 작고 간결한 기능의 이 칼은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로 일단 휴대성이 뛰어나다. 잭나이프 방식으로 반으로 접혀 들어가는 구조로 안전성도 훌륭한 편. 오히려 잠금장치가 없는 커터칼은 자칫 밀려 나와 안전을 위협할 때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시간이 멈춘 듯한 디자인은 한창 유행하는 레트로 트렌드에도 적합한 듯하다.
# 김승범 아이디엔컴 대표
06 아이리버 도미노 2GB
■ 아이리버, 디자인: 김도원, 유영규 ▶ 2008년 ● 아이리버 신촌점 ▲ 9000원
◆ ‘더 뺄 것 없는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이라고 얘기하는데, 도미노(Domino)가 그에 부합하는 적절한 예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USB는 단지 ‘깍둑썰기’와 ‘숫자 새기기’라는 두 가지 행위만으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추구하는 단순함과 명료함을 온전히 제품에 입혔다. 이리저리 살펴보면 드러나는 디테일도 흥미롭다.
# 정현 코다스디자인 대표

07 스케일 자
■ 산키스(Sankis) ● 문구점 ▲ 4600원
◆ 한국 산업 규격(KS A 3007)에서는 축적자라는 용어 대신 ‘스케일(scale)’이라고 한다. 삼각 형태는 도면을 읽고 그리는 시간을 굉장히 단축시킨 디자인이다. 사각이나 타원 형태였다면 빠르고 정확하게 눈금을 읽기 어려웠을 것이다. 평자였다면 더 큰 문제다. 여섯 가지나 되는 평자를 일일이 찾아야 했을 테니. 주의할 점은 밟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것. 정말 아프다.
# 오현진 플랏엠 디자이너
08 플라스틱 바가지
▶ 1960년대 중반 ● 재래시장, 온라인 쇼핑몰 ▲ 1000~2000원
◆ 우리 조상들은 넝쿨식물 ‘박’을 반으로 쪼개고 속을 파낸 껍질을 삶고 말려 ‘바가지’라는 다목적 도구로 사용했다. 영화에서 각설이는 바가지를 노래할 땐 북처럼, 먹을 것을 얻을 때는 그릇으로, 화가 날 땐 화풀이 대상으로 다양하게 애용한다. 1960년대 중반 재료가 플라스틱으로 바뀌었고 내쇼날플라스틱에서 처음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 김주연 홍익대 디자인학부 교수
09 락앤락 밀폐 용기
■ 락앤락 ● 대형 마트, 백화점, 동네 슈퍼 등 ▲ 2200원부터 8만 원 선까지
◆ 사회적 디자인이다. 왜? 빈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쓰니까. 민주적 디자인이다. 왜? 누구나 널리 쓴다. 혁신적 디자인이다. 왜? 식생활 문화를 바꿔놓았다. 모범적 디자인이다. 왜? 기술과 더불어 디자인의 근본을 잘 지켰다.
# 은병수 은카운슬 대표
10 화투
● 편의점, 마트, 인터넷 쇼핑몰 ▲ 5000원대
◆ 일본 문화가 담겨 있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명절이나 상갓집, 여행지 등에서 빠질 수 없는 물건이다. 4장씩 12종류로 각 달을 의미하는 그림은 남녀노소 습득하기 쉽고 식별 가능해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특유의 붉은 색상, 한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도톰하고 아담한 크기와 패를 내려놓을 때 나는 소리도 빼놓을 수 없는 감성적인 디자인 요소다.
# 이명수 퍼시스 상무
11 플라스틱 비치 의자
● 온라인 쇼핑몰 ▲ 9000원대
◆ 길가 편의점, 포장마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플라스틱 의자의 등받이 곡면과 팔걸이는 몸을 비교적 편안하게 받쳐준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디자인과 디테일에도 신경 쓴 듯하다. 의자 다리 끝을 살짝 구부려 땅과 접하는 면을 더 넓혔고, 등받이에 손잡이를 만들어 한 손으로 쉽게 옮길 수 있다. 비를 맞아도 의자가 상할까 걱정할 염려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다.
# 전숙희 와이즈건축 대표

12 제일제면소 소면
■ CJ 백설 ▶ 2011년 ● 전국의 식품 가게 대부분 ▲ 2000원
◆ 추천한 소면뿐 아니라 제일제면소라는 브랜드로 나오는 전체 제품군의 패키징은 고르게 훌륭하다. 작고 큰 요소의 배치와 색상 모두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디자인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세상 만사 중 디자인이란 이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맛도 좋다. # 조태상 모임별 대표
13 맥심 카누
■ 동서식품, 디자인: 인터브랜드 ▶ 2011년 ● 동네 마트, 편의점 등 ▲ 3180원
◆ 깔끔하고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과 여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에 견줄 만한 맛도 퍽 훌륭하다. 맥심 카누의 등장은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프림과 설탕이 안 들어간’ 스틱형 커피 시장 형성에 촉진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외국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골목 상권을 넘어 스틱형 커피 시장을 넘보고 있는 현 시점에 한국 식품업체들이 참고할 만한 좋은 디자인이자 브랜드다. # 윤지영 플러스엑스 디자이너
14 진로 소주 패키지
■ 하이트진로 ▶ 1924년 최초 출시 ● 동네 마트, 편의점 ▲ 1000원대
◆ 90년 가까이 온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소주이기에 좋은 디자인이라기보다는 시대의 디자인이라고 보는 편이 맞겠다. 지금까지 300억 병 정도 팔렸다고 한다. 두산과 진로의 경쟁 중에 참이슬이 출시되면서 병을 녹색으로 리뉴얼했는데 개인적으로는 90년대 판매하던 두꺼비가 그려진 파란색 레귤러 병 디자인이 가장 멋스럽게 느껴진다. 1993년에 출시된 빨간색 뚜껑의 25도 진로 골드는 여전히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 김승언 NHN BX 실장
15 장보고
■ 해동산업사 ● 길종상가 ▲ 1만 원
◆ ‘해상왕 장보고’와 같은 이름인 이 장바구니는 폴리에틸렌 수지를 사출성형 방식으로 가공해 튼튼해 보이는 모양새와 원색이 눈에 띈다. 다만 형태가 잡혀 있어 넣을 수 있는 물건의 양이 한정된 편. 과소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형의 손잡이는 왠지 모를 우아한 분위기를 내는데, 어깨가 빠질 정도로 물건을 담은 에코 백을 멘 철수 엄마 옆을 도도하게 지나칠 수 있다. # 박길종 길종상가 대표
16 플릭앤플록 장바구니
■ 플릭앤플록 ▶ 2012년 ● 온라인 쇼핑몰 ▲ 9000원대
◆ 백화점 슈퍼 계산대 앞에서 "봉투 드릴까요?"라는 직원의 말에 당당하게 "아니요!"라고 답하며 예쁜 장바구니를 꺼낼 때의 쾌감이란. 꾸깃꾸깃한 백화점 로고가 들어간 장바구니와는 다르게 목에 힘주고 당당히 걷게
만들어 주는 이 가방은 다양한 색상과 패턴이 있어 기분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 한경아 우퍼디자인 대표

17 아름다운가게 초코렛
■ 아름다운가게, 디자인: 이제석 ▶ 2010년 ●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 카페, 대형 마트, 편의점 ▲ 2000원
◆ 처음 마트에서 ‘초코렛.’ 패키지 디자인을 봤을 때의 신선한 충격이 떠오른다. 시각적 요인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시원해지고 통쾌해지는 느낌이었다. 명확한 정보 전달과 디자인적 지향점인 ‘심플함’을 그대로 표현해냈다. 무엇보다 한글로 쓴 ‘초코렛’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 황유진 인터브랜드 이사
18 스테인리스 진공 젓가락
● 다이소 ▲ 2000원
◆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문화권은 물론이거니와 서양에서도 요즘 젓가락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나무 젓가락에 대한 소비가 엄청나다고 한다. 중국 양쯔강 유역에 있는 대나무 숲 전체가 거의 젓가락 제작에 사용될 정도라고. 쇠 젓가락의 경우 무게가 나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진공 젓가락은 속이 비어 있어 단가도 덜 나가고 가벼운 데다 환경 보호 역할도 톡톡히 한다. # 이종환 옴니디자인 대표
19 한줄 김밥
● 기차역·지하철역 출입구, 야구경기장, 재래시장, 분식집 ▲ 2000원대
◆ 차로 이동 중 식사를 자주 하는 나에게는 한 손으로 먹을 수 있는, 그립감이 좋은 유일한 ‘테이크 아웃 한식’이다. 성별, 장소, 상황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저렴한 가격에 참치, 김치, 치즈, 햄, 야채 등 다양한 선택 사양까지 제공한다. 재활용 가능한 은박지에 싸여 있으며 일회용 젓가락이 필요 없는 진정한 그린 디자인이다. # 황성걸 모토로라 코리아 디자인센터장 전무
20 에비앙 미네랄워터 보틀
■ 프랑스 다농 ▶ 1873년 세계 최초 시판용 생수 ● 대형 마트, 편의점, 커피 체인점, 레스토랑 등 ▲ 500ml 편의점 1600원, 대형 마트 850원, 리미티드 에디션 750ml 약 7500원
◆ 스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디자인한 에비앙 리미티드 에디션을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소유할 수 있고 1000원으로 130년이 넘은 프랑스 알프스 만년설이 녹아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를 마실 수 있다. 에비앙이 세계 최초 시판용 생수이고 이것이 생수 카테고리의 명품이 되었단 사실도 놀랍다. 디자인에 대한 그들의 투자와 브랜드 마케팅 능력 역시 부럽다. 정말 부럽다. # 이상용 디자인블루 월드와이드 대표
21 1만 원권 문화상품권
■ 한국문화진흥 디자인팀 ▶ 1999년, 디자인 리뉴얼: 2010년 ● 서점 및 문구점 ▲ 1만 원
◆ 메인 모티브는 호랑이다. 힘 세고 무서운 동물의 왕 호랑이가 아니라, 오랜 시간 한국 민화 속에서 해학적으로 그려져온 친근한 이웃 호랑이다. 문화는 오랜 시간 이어온 전통과 고유의 민족성에서 발전하는 것임을 생각할 때 참 절묘한 모티브다. 게다가 더 좋은 문화의 토양을 만들 수 있는 지적 활동을 지원하고 이는 더욱 훌륭한 디자이너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할 테니 퍽 좋은 디자인이 아닐 수 없다. # 이영희 씨디스 대표
22 스마트폰 때밀이 ■ 디자인 그룹 페코 마트(Peco Mart)의 이성진, 이민혜 ▶ 2011년 ● 온라인 쇼핑몰 ▲ 4900원 ◆ 국민 모두에게 친숙한 때밀이 이태리 타올을 콘셉트로 정한 것이 우선 반갑다. 무엇보다 패키지 디자인을 보면 구입하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폰들이 뜨거운 물이 넘실대는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자신의 얼굴을 때밀이 수건으로 닦고 있다. 극세사 타월인 이 제품은 내 검지와 중지 2개가 들어가기에 딱 맞는데, 그것으로 핸드폰 액정을 광 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군화 코끝을 광낼 때처럼. 이 제품은 뉴욕 모마(Moma)의 디자인 숍에도 입점했다. #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
23 고무신 ■ 태화 ▶ 1960년대 말 ● 온라인 쇼핑몰 ▲ 8600원 ◆ 1만 원 이하 좋은 디자인 말하기! 디자인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도 문제지만, ‘좋은’이라는 형용사가 특히 마음에 걸린다. 나에게 좋은 디자인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으니까.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디선가 찍은 고무신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고무신과 함께했던 유년 시절의 즐거운 추억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 추억 속 고무신이 속삭였다. "나야 나!" # 오창섭 건국대 디자인학부 교수
24 전기 모기채 ● 재래시장, 문방구, 철물점, 전파사 ▲ 5000~9000원 ◆ 스포츠 용품과 해충 박멸이라는 전혀 다른 두 카테고리가 만나 탄생한 이 진기한 도구는 기능과 기능이 더해진 구조로 혁신을 가져왔다. 테니스나 배드민턴을 칠 때처럼 스윙을 하면 모기나 파리 같은 해충이 채에 걸려 전기에 타 죽고 만다. ‘지지직’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살짝 나면서 그을린 벌레는 바닥으로 추락한다. 짜릿하다. # 박경식 디자인 애호가
25 삼선 슬리퍼 ■ 선업 외 다수 기업 ▶ 1980년대 말 ● 전국 중·고교 앞 문방구, 전통 시장 ▲ 2000~5000원 ◆ ‘삼디다스’로 불리는 국민 슬리퍼. 물론 아디다스의 아류라는 오명은 피할 길 없다. 실제로 아디다스사가 국내에서 ‘3선 무늬’의 상표권 소송에서 승소하여 재판부가 ‘3선 줄무늬’가 포함된 스포츠 의류를 만들거나 팔아선 안 된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으나 슬리퍼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만드는 곳도 워낙 많고 형태도 제각각이니. 삼선 슬리퍼는 근본 없는 디자인이면서도 불량식품 같은 매력을 지녔다. # 김상규 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26 군용 깔깔이 ● 대구시 동구 신천4동 미래통상 외 재래시장 ▲ 7990원 ◆ ‘간지’가 으뜸이다. 짬밥의 상징이라 축구할 때도 깔깔이를 입고 했을 정도로 군인에게는 굉장한 제품이다. 얇은 감이 있지만 누빔에 퀼트로 만들어 방한도 잘된다. 보면 볼수록 세련된 다이아몬드 패턴과 캐멀과 카키가 도는 색상 역시 무척 멋스럽다. 겉옷 위에 조끼 형태의 깔깔이를 덧입으면 레이어드 룩을 완성할 수 있다. # 홍용기 위시앤위시 이사
27 검정 털 고무신 ▶ 1920~30년대 ● 재래시장 신발 가게 ▲ 7000원대 ◆ ‘어그(ugg)’ 패션은 모 해외 유명 패션지에서 ‘어글리(ugly)’ 패션이라고 폄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온이 최고’라는 기능성을 발판 삼아 국민 겨울 신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한국 어그 패션의 시작은 자그마치 80년이 넘었다는 사실! 1920년대 폐 고무를 이용해 최초로 만들어진 검정 고무신에 보온기능 보완을 위해 털을 붙인 이 디자인은 오랫동안 별다른 변형 없이 유지되어 왔다. 일상에서 오랫동안 묵묵히 함께해온 디자인이다. # 방동욱 코발트식스티 대표
28 BYC 러닝 ■ 백양 BYC ▶ 1950년대 ● 재래시장, 대형 마트 등 ▲ 4900원 ◆ 한여름에 흰색 러닝 차림으로 찬물을 휘휘 뿌리던 동내 구멍가게 아저씨가 입곤했던 BYC. 유니클로 히트텍의 큰형님 격인 BYC 러닝은 입고 빠는 과정을 거치면서 체형에 딱 맞춰질 뿐 아니라 면 소재라 피부 트러블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입다가 해지면 걸레로도 사용 가능하다. # 이석우 SWBK 공동 대표
29 페이크 솔리드(Fake Solid) ■ 니탄(www.cnyttan.com) ▶ 2012년 ● 에이랜드 ▲ 1만 원 ◆ "패션은 발끝에서 완성된다"라는 말에 걸맞게 보트 슈즈나 로퍼를 즐겨 신는 남성에게는 필수 아이템. 신축성이나 착용감도 좋은 일종의 ‘발속옷(pedi-underwear)’이다. 댄디한 색상 구성이나 멋진 니트웨어 네크라인을 보는 듯한 섬세한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든다. 국내 브랜드라는 점도 강력한 추천 이유 중 하나다. # 홍승우 인테그랄 대표
30 고무장갑 ■ 태화 고무장갑 ▶ 1976년 ● 일반 마트 및 편의점 ▲ 2000원대 ◆ 고춧 가루가 많이 들어가는 한국의 음식 문화 때문인지 붉은색 계열이 가장 보편화됐으며 핑크색 67%, 빨간색 28%의 판매율을 보인다. 1894년 의사 윌리엄 스튜어트 할스테드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고, 이후 일본인 이다야 이와오가 접시가 손에서 미끄러져 빠져나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오돌토돌한 손바닥 면을 만들면서 현재의 모습에 가깝게 디자인됐다. 한국 가정용 고무장갑은 1976년 태화 고무장갑에서 만든 것이 시초다.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31 빨간 고무 목장갑 ● 동네 철물점, 슈퍼 등 ▲ 8개 4000원 ◆ 면과 고무라는 서로 다른 소재가 만나 역할과 기능을 상호 보완한다. 일반 목장갑과 차별되는 강력한 색상을 사용해 명료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완성했다. 다소 불안정한 코팅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 보장은 어렵지만 파격적인 가격도 매력적이다. 일상과 현장에서, 사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한창호 프럼 대표
 32 녹말 이쑤시개 ■ 발명가: 김윤영 ▶ 1995년 ● 마트 ▲ 1500원 ◆ 나무 이쑤시개와 형태적인 차이는 없다. 하지만 훌륭한 디자인적 해결점을 제시해준 제품이다. 나무 이쑤시개는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남은 음식에 섞이는데, 이로 인해 가축이 폐사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금은 90% 이상이 녹말 이쑤시개로 대체되면서 이런 문제점이 해결됐다. 또한 대체 소재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 녹말을 이용한 대체 플라스틱을 개발 중이란다. 그 시작은 녹말 이쑤시개가 아니었을까? # 신태호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33 기린표 통성냥 ■ 경남산업공사 ▶ 1948년 ● 집 앞 슈퍼마켓 ▲ 1500~2000원 ◆ 어릴 적에는 관심 없던 성냥이었지만 그래픽 디자이너가 된 지금 다시 본 기린표 성냥은 색상, 레이아웃, 로고 디자인이 훌륭하다. 화력도 결코 약하지 않고. 성냥은 식사를 하고 난 후 성냥개비를 부러뜨려서 이를 쑤실 수도 있고 귓밥을 파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기다림에 익숙한 남자들은 이것으로 탑 쌓기 게임을 즐길 수도 있으니 구비해놓으면 아주 좋을 제품이다. # 박동우 프로파간다 실장
 34 비닐우산 ● 모든 편의점 ▲ 2000~6000원 ◆ 비닐우산은 앞을 가려도 보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우산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어 유용하다. 2000원짜리도 있지만 쉽게 찢어지기 때문에 6000원짜리를 추천한다. 일회용이라고 하지만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1년도 넘게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하고 멋진 디자인의 우산도 많지만 비닐우산은 스타일링 차원의 디자인이 아닌 문제 해결 그 자체라 더욱 멋지다. 어설픈 패턴의 우산을 쓸 바에야 비닐우산이 낫다. # 이윤경 아메바 디자이너
35 우산 밥상보 ● 온라인 인터넷 쇼핑몰, 재래시장 ▲ 1000원부터 1만 원대까지 ◆ 정서를 품고 있는 사물. 조각 밥상보로 시작해 우산 밥상보로 진화한 이 제품은 한국 특유의 정서를 품고 있다. 어머니, 상대에 대한 배려, 기다림, 설렘 등. 깊은 정서의 내면에는 디자이너의 세심한 배려와 헌신이 깃들어 있다. 무엇보다 제일 끌렸던 이유는 소재, 색상, 형태가 무척 다양하면서도 조화롭게 표현돼 있다는 점이다. # 여신동 무대 디자이너
 36 포스트잇 ■ 3M ▶ 1970년대 ● 전국 문구점, 마트, 편의점 등 ▲ 1000원대부터 다양함 ◆ 평소에 잘 보관할 때는 쓸 일이 없다가도 찾으면 없는 게 포스트잇이다. 이미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 스케줄러를 쓰고 있지만 가끔은 손으로 메모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어느 곳에나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고, 원하는 색과 크기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 좋다. 메모할 때는 물론 책갈피로도 활용도가 높다. # 김진진 키티버니포니 아트디렉터
37 양은냄비 ● 동네 시장이나 마트 ▲ 3000~7000원 ◆ 가격 대비 활용도가 뛰어난 냄비다. 시간이 흐르면 군데군데 찌그러지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변하고 그 모양새가 우리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그래서인지 고가의 냄비로 들어찬 부엌에 굳이 양은 냄비를 하나 더 들여놓기도 한다. 열전도가 빨라 데워진 냄비를 손으로 들고 이동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이때 숟가락을 한쪽 손잡이에 걸면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하다. # 김성학 더디 대표
 38 날클립과 날클립기 ■ 판교 ▶ 1983년 ● 전국 문구점, 마트 ▲ 크기에 따라 2000~5000원대 ◆ 처음 날클립을 보았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신제품보다는 발명품에 가까워 보였으니까. 기존의 클립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좀 더 많이, 견고하고 편리하게 클리핑할 수 있게 만든 콘셉트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란다. 다만 출시 당시 구입해 지금껏 사용하는 제품은 노란색 몸통에 검은색 슬라이더로 디자인되어 눈에 확 띄었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대부분 파스텔 톤으로 나와 날클립만의 좀 더 명쾌한 색상 적용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울 따름이다. # 김준현 베스트셀러바나나 대표
39 777손톱깎이 ■ 쓰리쎄븐 ▶ 1976년 ● 직매장 두산타워 5층 56호, www.i777shop.co.kr ▲ 세트에 6000원 ◆ 한국 제품 중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로 세계 점유율 1위인 제품이 무엇일까? 바로 손톱깎이다. 1976년 처음 생산된 이후로 40여 년간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초기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바뀐 것은 제품의 내구성과 날의 정밀도뿐이라고. 최소의 부품, 별도의 조립 부품이 필요 없는 디자인의 모범이다. 상표권 문제로 굴지의 항공기 제조사 보잉사와도 분쟁을 벌였던 당찬 토종 기업의 디자인이다. # 장성환 <스트리트H> 발행인
40 롤픽스 메져 ■ 호치스트매스(hoechstmass) ● 도큐핸즈, 호미화방, 알파문구, 핫트랙스 등 ▲ 3600원~5000원 ◆ 7년 전 일본의 대형 잡화점 ‘도큐핸즈’에 갔을 때 구입해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호치스트매스 줄자 롤픽스 메져(Rollfix Measure)는 우선 손에 쥐기에 알맞은 크기다. 줄자를 뺄 때 너무 뻑뻑하지도, 무르지도 않게 적당한 장력을 유지하며 빠져나온다. 스프링 줄자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내부 스프링이 망가져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7년 넘게 애용하는데도 스프링이 헐거워지거나 케이스가 깨지지 않을 만큼 내구성도 강하다. 줄자의 폭은 1cm 정도, 지름은 5cm도 안 되는 작은 크기지만 150cm까지 잴 수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좋다. # 부창조 스티키몬스터랩 디렉터
 41 뮤릭 클로스 랙(Mulig Clothes Rack) ■ 이케아, 디자인: 헨릭 프레츠(Henrik Preutz) ● 파주 이케아 매장, 온라인 이케아 ▲ $9.99 ◆ 선과 선 사이로 달빛이 흐르는 느낌이랄까? 자신은 가냘프고 조금의 과장도 없으나 화려하다. 좋아하는 것도 연연해하는 것도 없어 쓸쓸하고, 차갑게 보이나 따뜻하고 부드럽다. 누구에게나 1만 원이면 안기고 모두에게 귀 기울인다. # 김개천 국민대 교수
42 나눔고딕 ■ 2008년 ● hangeul.naver.com/font ▲ 네이버에서 무료로 배포 ◆ 나눔고딕이 일본의 나루체가 원형인 굴림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추천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굴림체는 조형이 예스럽고 한국적이지 못하지만 나눔고딕은 한국적인 조형이 반영되어 디자인한 새로운 굴림이라 할 수 있겠다. 조카가 학교에서 받아 온 가정통신문은 나눔고딕이 쓰였고 어렸을 적 내가 받아보던 그것보다 정갈해 보인다. # 이도경 산돌커뮤니케이션 팀장
43 몰스킨 볼란트 노트북 룰드 블랙 ■ 몰스킨 ● 핫트랙스 등 ▲ 8800원 ◆ 몰스킨 볼란트 노트북 롤드 블랙은 명함집 정도의 크기다. 셔츠나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수시로 메모할 수 있고 한 장씩 뜯어 쓸 수도 있어 요긴하다. 디자이너 일상에 꼭 필요한 물건이다. 둥그렇게 처리된 모서리와 뒷면 하단에 위치한 각인은 몰스킨 시그너처 색상인 블랙과 무척 잘 어울린다. # 정수 디오리진 대표

44 모나미 153 볼펜 ■ 모나미 ▶ 1963년 ● 전국 문구점과 편의점 ▲ 200원 ◆ 모나미 153 볼펜에는 더함도 덜함도 없는, 이 가격에 딱 필요한 기능과 디자인만 있다. 출시된 지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별다른 리뉴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모던하다. 얼마 전 노란색 몸통의 모나미가 출시되었을 때의 충격이란. 책상을 더듬으면 언제든 손에 잡히고 학창 시절에 굴리고 놀던 ‘그 모나미’가 아니었다. 흰 몸통에 검정, 빨강, 파랑 꼭지. 모나미 153은 여전히 이 느낌이다. 2008년 한국디자인문화재단이 선정한 52개의 코리아 디자인 목록에도 당연히 올랐던 제품이다. # 이경미 사이픽스 대표
45 아이줌 유성볼펜 ■ 동아연필, 디자인: 유현주, 최태홍 ▶ 2012년 ● 일반 문구점 ▲ 500원 ◆ 볼펜은 이 책상 저 책상에서 손에 집히는 대로 쓰는 물건이라 그런지 그저 쓰기 불편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라 생각했었다. 무심코 사용하던 것 중 ‘이건 좀 다르네?’ 했던 것이 아이줌 유성 볼펜이다. 심플한 파이프 형태로 볼펜 심이 나오는 앞 부분만 뭉툭하게 생겼다. 의외로 그립감도 좋다. 사용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충족시킨 물건이다. 요즘 물가에 500원이라 가격도 착하다. # 이수신 K2L 대표
46 새싹북마크 ■ 커넥트디자인(www.connectdesign.co.kr) ▶ 2011년 ● 홍대 상상마당 등 ▲ 5800원 ◆ 책을 폈을 때 파릇파릇 새싹이 피어나는 듯한 작은 재미와 감동이 볼 때마다 기분 좋게 만들고 한 번 더 책을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제품. 더 빠른 LTE와 더 선명한 화질로 필요 이상의 많은 뉴스와 소식을 한손에 쥐고 사는 요즘, 새싹북마크를 통해 책과 좀 더 가까워지고 짧은 사색과 마음의 여유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최성희 켈리타앤컴퍼니 대표
47 아이폰 이어폰 잭 & 충전 케이블 보호용 아이지(igee) ■ 노모다(Company.N) ● 온라인 쇼핑몰, 노모다 홈페이지(www.nomoda.co.kr) ▲ 7100~9500원 ◆ 기능과 감성, 두 가지 면을 채워주는 스마트폰 액세서리다. 무표정한 듯한 표정의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이며, 아이디어나 디자인이 과하지 않아 가볍게 티셔츠를 바꿔 입듯 스마트폰을 꾸미기에 좋겠다. # 송승은 에이앤비커뮤니케이션즈 대표
48 한글 고무판 자석 ■ 한글씨알, 디자인: 한재준 ▶ 2011년 ● 땡스북스 매장 ▲ 1만 원 ◆ 한글 디자이너 한재준 서울여대 교수가 만든 이 자석은 6개의 형태만으로 모든 한글을 표기할 수 있는 단순 조합 체계다. 집이나 회사의 쇠로 된 문에 간단한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고 이모티콘도 조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작은 사무실이나 가게의 간판으로 사용하면 디자이너 한재준의 로고 디자인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 # 이기섭 땡스북스 대표
49 스마트 닷(Smart Dot) 컬러 스트랩, 스토퍼 ■ 탱그램 ▶ 2012년 ● 탱그램 웹사이트 (www.tangramdesignstore.com) ▲ 9900원 ◆ 간편하게 스마트폰에 끼워 화면에서 트랙 패드를 이용해 슬라이드 동작이 가능하고 레이저 포인터 기능을 건전지 없이 사용할 수 있게 개발했다. 휴대를 위한 컬러 고무 스트랩으로 감각적인 패션 액세서리 기능까지 더했다. 아이디어, 디자인의 해석과 제품 디테일이 한국적 사고를 뛰어넘은 제품이며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 이재옥 도머스파트너스 대표
50 두피 마사지기 ■ 키커랜드 ▶ 2011년 ● 키커랜드 웹사이트(www.kikkerlandshop.co.kr) ▲ 6000원 ◆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계란 휘젓는 도구쯤으로 볼 수 있겠다. 과장하면 필립 스탁의 스퀴저나 화성에서 지구에 찾아온 거미형 생명체로 보이려나. 어쨌거나 이건 일상생활에 오묘한 자극을 주는 도구다. 사용법도 간단하고 과도한 힘도 필요 없다. 상징하는 의미가 있겠다. 생각에 힘주지 말고 때로는 긴장을 풀라는 의미겠다. # 남궁유 중앙미디어네트워크 TF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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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월간디자인 (2012년 10월호) | 기자/에디터 : 신정원 / 사진 : 김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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