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MI

디자인 팩토리 “개인 출판시대 보인다”

나의 친구 2011. 7. 11. 20:09

[쇼핑저널 버즈] 수십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몇 백 명에게 나눠줘야 한다면 프린터를 쓰는 것보다 인쇄소에 부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50부 미만 보고서나 카탈로그는 인쇄소에서 잘 받아 주지 않는다. A4, 혹은 B5 규격 48페이지 문서를 제본 후 인쇄하려면 최소한 100부 이상을 찍어야 한다.

단기간에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많은 요즘은 카탈로그를 대부분 인터넷에서 PDF 파일로 배포하고 꼭 필요할 때만 인쇄해서 전달하는 추세다. 이렇게 소량의 문서를 출력해 전달할 수 있는 디지털 인쇄가 성장세에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피라'(Pira)에 따르면, 오는 2014년까지 오프셋인쇄시장은 19.6% 감소하는 반면, 디지털인쇄시장은 77.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디지털 인쇄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원본을 만드는 컴퓨터와 연계가 필수적이다. 기존 프린터 생산 업체들이 디지털 인쇄에 뛰어 드는 이유다. HP 역시 2000년 이스라엘에서 개발된 디지털 시스템 '인디고'를 인수하고, 지난 2010년부터 국내에 '인디고 데모센터'를 설치해 기존 인쇄 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다.
■ 일반 인쇄보다 2~3배 빨라 '자동교정까지'

 

 

 

 

 

 

▲ 인디고 시스템 최상위 기종, '인디고 7500', 무게만 3톤이 넘는다.

 

지난 6월 9일 경기도 용인시 모나미 인디고 데모센터("디자인 팩토리")를 찾아 실제 인쇄 과정을 살펴 보았다. 모나미( www.monami.com )는 지난 2010년 11월부터 HP IPG 제품 총판을 담당하고 있으며, 본사 1층에 상위급 기종 '인디고 7500'과 중간급 '인디고 5500'을 설치하고 업체 관계자들에게 출력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 4단으로 구성된 용지 공급기에서 용지가 공급된다.

인디고 시스템의 인쇄 과정은 일반 프린터와 마찬가지로 용지 공급기에서 용지를 인쇄부로 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4단으로 구성된 용지 공급기에는 인디고 7500이 최대 6,100장, 인디고 5500이 최대 1,600장을 담아 놓는다.


▲ 최대 7색 양면 인쇄가 가능한 인쇄부
인쇄부에서는 레이저로 용지에 밑그림을 그린 뒤 높은 전압을 걸어서 잉크가 용지에 완전히 스며들게 한다. 토너나 카트리지 잉크쓰는 방식과 달리 종이 재질을 살려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인쇄부에 쓰이는 'HP 일렉트로 잉크'는 인쇄 기본색인 시안(C), 마젠타(M), 옐로(Y), 블랙(K) 외에 최대 3개까지 색상을 추가해 총 7색 인쇄가 가능하다.


▲ 출력 도중 상태를 수시로 확인 가능한 출력함

인쇄가 끝난 용지는 출력함으로 옮겨지며 색상이나 틀어짐 현상으로 출력 상태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비전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교정 가능하다. 인쇄부에서 출력함으로 옮겨지는 중간에 설치된 센서가 이런 역할을 수행한다. 필요할 경우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현재 출력되는 결과물을 그 자리에서 확인 가능하다. 출력을 마친 용지는 재단이나 코팅, 제본 등 후처리 과정을 거친다.


▲ 실제로 완성된 출력물

■ 책자에 내 이름이? 매력적인 맞춤형 인쇄
모나미 OA사업부 남현민 과장은 "인디고 시스템의 유지비를 기존 옵셋 인쇄 시스템과 비교하면 크게 저렴하지는 않다. 하지만 기존 옵셋 인쇄 시스템은 인쇄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초기 비용이 높은데 이를 줄일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인디고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HP에서 제공하는 리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장비 가동시 발생하는 화재나 재해도 보험으로 커버된다는 이점이 있다.

 

▲ 남현민 과장은 '인디고 시스템은 초기 비용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량 인쇄를 맡기는 주요 고객이 소량 인쇄를 부탁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이를 출력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매우 많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인디고 시스템을 이용하면 초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틈새 시장도 찾을 수 있다. 받는 사람 이름이나 성적, 숫자를 다양한 포맷으로 처리해 각각 다른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면 '인디고 디자이너'가 이를 도와준다.

▲ A3 한 장의 출력 원가는 평균 100원 선.

권당 출력 원가는 얼마 정도일까. 남현민 과장은 "A3 한 장의 출력 원가는 평균적으로 100원 선이다. 하지만 출력하는 용지나 후처리 비용, 출력량에 따라 최종 가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A4 양면 인쇄에 50원, 16페이지(8장)를 만드는 데 순수 비용만 80원이 드는 셈이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 업체 컴투스( www.com2us.com )는 인디고 시스템을 이용해 자사 뉴스레터 '컴투스 매거진'을 발송중이다. 컴투스 전략홍보팀 박성진 과장은 "컴투스 매거진은 표지에 수신인 이름을 인쇄하는 맞춤형 인쇄를 이용하는데, HP 인디고 시스템을 쓰면 데이터를 확인하는 동시에 인쇄와 제본이 이뤄져 전체 시간이 2~3배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 HP 인디고 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어진 '컴투스 매거진'

인쇄 부수가 적으면 전체 비용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지만 박성진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박성진 과장은 "기존 옵셋 방식으로 컴투스 매거진과 같은 가변인쇄물을 인쇄하면 데이터가 달라지는 부분마다 따로 출력해 제본해야 하고, 인쇄 과정에 오류가 있으면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므로 상당히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인디고 시스템을 쓰니 시간도 줄고 비용도 오히려 옵셋 방식보다 적게 들었다"고 밝혔다.

인디고 시스템을 이용한 맞춤형 인쇄로 얻은 이득에 대해 박성진 과장은 "뉴스레터를 받는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뉴스레터 뿐만 아니라 자사 게임에 대한 관심도 유도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 VIP들에게 '이름 적힌 보고서' 보내 보니…
이버즈는 지난 2011년 4월 삼성전자와 LG전자 3DTV를 대상으로 230명의 소비자들에게 품평회를 실시한 바 있다( 바로가기 ). 이 품평회 결과를 토대로 한 보고서를 인쇄해 업계 관계자들이나 전문가 등 주요 인사에게 전달하는 과정에도 HP 인디고 시스템이 쓰였다.

당시 이버즈의 고민은 '어떻게 해야 보고서를 받아 보는 사람들이 내용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까'라는 것이다. 그 결과 보고서 표지에 주요 인사의 이름을 함께 인쇄해 받아보는 사람이 '자신만을 위한 보고서'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인쇄 방식을 조사한 결과 유연한 가변인쇄가 가능한 HP 인디고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었다.


▲ 이버즈가 최근 발간한 3DTV 품평회 보고서. 모두 인디고 시스템을 이용했으며 왼쪽에는 수신자 이름이 적혀 있다.

이버즈가 HP 인디고 시스템을 이용해 300명에 이르는 주요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4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일이었다(근무일 기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보고서를 받아 본 많은 인사들이 보고서 내용에 대해 관심을 표했다.

인디고 시스템, 이런 일도 가능하다


▲ 인쇄물마다 다른 내용이 들어 가야 하는 신분증도 인디고 시스템으로 인쇄할 수 있다.

이버즈는 자체 발간 보고서 표지에 받는 사람 이름을 인쇄하기 위해 인디고 시스템을 썼다. 하지만 인디고 시스템은 책이나 출판물뿐만 아니라 인쇄물마다 다른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 제품 명세서, 증명서, 입장권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쓰일 수 있다.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라벨을 인쇄하는 데 인디고를 쓴 것이 좋은 예다.

타이어 라벨에는 상표명과 각종 표기 정보, 타이어 특성과 일련번호를 표시해야 한다. 이런 정보들은 타이어마다 달라지는데 기존 인쇄 방법으로는 이것을 처리하기 힘들었다. 한국타이어는 HP 인디고 ws4500 시스템을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권봉석 기자(bskwon@ebuzz.co.kr)

전자신문 | 입력 2011.07.11 09:02 | 수정 2011.07.11 16:03